룸카페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을 다룬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변종 룸카페 합동 단속'이 한창일 당시에도 룸카페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최근 13세 여성 청소년을 룸카페로 불러낸 다음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2022년 12월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피해아동을 만나 경기 안양의 한 룸카페에서 유사성행위뿐 아니라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해 이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법원 판결을 종합해 보면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들 대다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는 성인이 만 16세 미만인 미성년자를 간음했을 때 성립되는 죄다. 피해아동이 성관계를 동의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
수원지법에서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14세 여성 청소년을 상대로 룸카페에서 유사성행위를 한 남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판결이 나왔다.
이 남성은 2022년 2월 경기 고양의 한 룸카페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뒤 같은 달 피해아동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는다.
룸카페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의제강간 사건은 대체로 10대 초중반 여성 청소년들인 경우가 많다.
일선 지자체와 경찰이 변종 룸카페 합동 단속을 했던 시기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실제 채팅 앱으로 알게 된 12세 여성 청소년을 지난해 4월 경기 부천의 한 룸카페로 불러내 성관계를 제안한 후 이를 행동에 옮긴 남성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 남성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적용되는 죄목에 따라 처벌을 피하는 사례도 있다. 한 남성은 서울 광진구의 한 룸카페에서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15세 여성 청소년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에게 적용된 죄목은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죄. 폭행·협박으로 청소년을 강간할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 남성의 경우 유사성행위는 했지만 실제 성관계로 나아가진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성적 접촉을 이어가던 중 피해아동이 정색을 해 성관계를 하지 못했다는 것.
그는 재판 끝에 강간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면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룸카페를 방문하기 전 미리 모텔에 들어가 있었던 상황에서 피해아동이 미성년자인 사실이 밝혀져 두 차례나 퇴실 조치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동행한 점도 무죄 근거가 됐다.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은 모텔이나 룸카페 모두 성행위가 용이한 만큼 이 남성과 피해아동이 서로 성적 신체접촉을 예정하고 만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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