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4] 지아이이노베이션 "독성 문제 해결한 GI-102, 면역항암제 병용 기대"

입력 2024-06-07 08:48   수정 2024-06-07 09:00



"항체약물접합체(ADC),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와의 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폐막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만난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의장은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임상 결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핵심 파이프라인 GI-102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를 현장에서 발표했다.

GI-102는 인터루킨(IL)-2 기반 면역항암제로 부작용 없이 면역세포 수(조절T 세포 대비 CD8+T세포의 비율)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임상 성패를 가른다. '양날의 검'에 비유되는 IL-2는 강력한 항암 활성을 보이지만 동시에 안전성 우려가 있어서다. BMS,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IL-2 기반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을 중단한 이유다.

윤나리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중개전략 부문장(전무)은 "GI-102는 림프구를 평균 3배 이상으로 크게 늘려 무진행생존율(PFS)이 크게 늘었다"며 "경쟁사는 2배 수준"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표준치료에 모두 실패하고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있거나 불응한 말기암 환자에서 5건의 임상적 부분관해(cPR)를 확인했다. 특히 전이성 흑색종의 경우 7명의 환자 중 3명(43%)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 경쟁사 치료법의 경우 9~12% 수준이었다.

GI-102는 고용량(0.45mg/kg)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 다. 안전성 이슈를 극복한 비결은 면역세포 수를 변곡점에 해당하는 수치인 3배 이상 늘린 데 있다. 윤 전무는 "세부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 수를 3배 이상 늘렸을 때 PFS가 크게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GI-102를 투여했을 때 면역세포가 최대 6.2배까지 늘었다"고 했다.

면역세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암환자들이 항암 활성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GI-102와 다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시너지를 기대하는 이유다.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주도로 CAR-T 치료에 불응한 환자 대상 연구자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임상에서 향후 CAR-T 및 기타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 의장은 "차세대 세포치료제(CAR-T, TIL, T세포 인게이저 등)는 투여 후 체내에서 금방 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며 "GI-102를 투여해 이들의 지속성과 활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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