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 백악관에 전화 걸었다…아내 때문에?

입력 2024-06-07 09:52   수정 2024-06-07 09:53


배우 조지 클루니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이스라엘 지도부 체포 영장 청구를 비난한 데 대해 백악관에 항의했다. ICC와 협력한 아내를 둔 그는 바이든 정부가 정반대의 입장에 서자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클루니는 지난달 스티븐 리셰티 대통령 고문에게 전화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 청구를 비난한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체포영장을 "터무니없다"고 비판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클루니가 이처럼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은 체포영장 작업에 참여한 자기 아내가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클루니의 아내인 아말 클루니는 남편과 설립한 클루니정의재단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이자 국제인권법 전문 변호사로 ICC 전문가 패널에 합류해 전쟁범죄 의심 사례들을 검토하고 법률적 분석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영장 청구 후 재단 명의로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잔학 행위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구현을 추구하는 국제형사재판소 검찰의 역사적 조처를 지지한다"며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검찰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는 어떤 동등성도 없다"며 영장 청구를 강력히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ICC의 결정이 나온 직후 ICC 제재 등을 위해 미국 의회와 협력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막상 지난 4일 하원이 ICC 제재 법안을 가결 처리하자 ICC를 지원하는 법원 직원과 판사, 증인, 미국의 동맹까지 제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루니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영화감독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에게 50만달러(약 6억 8000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오랜 기간 민주당을 후원해 왔다.

오는 15일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배우 줄리아 로버츠 등도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은 클루니가 ICC 문제로 행사에 불참할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그는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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