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장 마감 기준 178조9270억원이던 SK그룹주 시가총액 합은 이날 225조6300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년도 되지 않아 시총이 26.1% 증가한 것이다. SK그룹주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은 SK㈜, SK하이닉스,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다.
SK하이닉스의 질주를 빼놓고는 그룹 전체 시총 증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해 말 103조123억원이던 이 회사의 시총은 151조605억원으로 46.6% 늘었다. AI 시대의 주도 기업인 엔비디아가 필요로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부분 납품하면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7.12% 급등한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SK그룹 지주사인 SK㈜도 이날 자회사 호실적, 재산분할 소송 결과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기대 등으로 10.98% 급등했다.
현대차그룹주 시총은 같은 기간 133조2081억원에서 150조5244억원으로 13% 늘었다. 현대차는 시총이 43조467억원에서 55조4953억원으로 증가했고, 기아는 40조2044억원에서 48조422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두 회사는 올 1분기에도 작년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면서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였다. 외국인은 올 들어 현대차를 3조2196억원, 기아를 817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삼성그룹은 657조4043억원에서 651조3707억원으로 시총이 0.92% 줄었다. 연초 468조6279억원이던 삼성전자 시총이 이날 기준 461조4642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영향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HBM의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차전지 업황 부진에 따라 삼성SDI 시총도 같은 기간 약 5조원 감소했다. ‘밸류업’ 기대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주 시총이 증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LG그룹은 감소폭이 더 컸다. 186조3286억원에서 162조3692억원으로 12.9% 줄었다. 연초 100조350억원에 달하던 유가증권시장 3위 LG에너지솔루션 시총이 84조60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성장성 우려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시총도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HBM 납품, 2차전지 업황 회복 등에 따라 삼성·LG그룹주 시총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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