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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등을 소유한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75)이 넷째 프레데리크 아르노(29·사진)에게 지주회사 전무이사직을 맡겼다.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가 ‘후계 경쟁’을 벌이며 승계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VMH는 이날 프레데리크 아르노 LVMH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피낭시에르 아가슈 전무이사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VMH 지주회사이자 아르노 가문의 투자회사인 피낭시에르 아가슈는 크리스찬디올 지분 96%를 갖고 있다. 크리스찬디올은 LVMH 지분 42%를 보유한 구조로, 아르노 가문은 LVMH 주식 48%와 의결권 64%를 소유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의 넷째이자 삼남인 프레데리크는 프랑스의 공과대학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다. 2017년 태그호이어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2020년 태그호이어 CEO에 임명되며 후계자 후보에 올랐다. 지난 1월 태그호이어, 위블로, 제니스 등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LVMH 시계 부문 CEO에, 이날은 피낭시에르 아가슈 전무이사직에 올랐다.
LVMH의 후계 구도는 아직 공식화된 것이 없다. 아르노 회장은 “조만간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2022년 이사회를 설득해 LVMH 총괄회장직 정년을 기존 75세에서 80세로 늘렸다. 또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선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는 법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섯 자녀를 주요 직책에 잇따라 배치해 ‘후계자 오디션’을 치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아르노 회장이 차기 경영자를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맏딸 델핀 아르노(49)는 지난해 초 그룹 내 매출 기준 2위 브랜드 디올의 CEO로 임명됐다. 장남 앙투안 아르노(47)는 크리스찬디올SE CEO이자 그룹의 이미지&지속가능성 책임자로 재직 중이다.
셋째 알렉상드르 아르노(32)는 주얼리 회사 티파니앤드코 고위 임원이자 러기지 브랜드 리모와 경영을 맡고 있다. 올초 아르노 회장은 알렉상드르와 프레데리크를 LVMH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시켰다. 막내 장 아르노(26)는 지난해 루이비통 시계사업부 제품 개발과 마케팅 디렉터로 임명됐다.
FT는 “아르노 회장이 지난해 초부터 자녀들을 주요 직책에 배치해 회사 승계 기반을 조심스럽게 마련하고 있다”며 “자녀들의 역할 변화는 아르노의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인지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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