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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정보기술(IT)주인 텐센트의 주가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의 '위챗페이 점유율 축소령'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즉각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7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텐센트는 374.80홍콩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30%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고, 자사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훈위안' 업그레이드, 신규 게임 출시 소식 등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주가는 지난달 중순(5월17일)부터 주춤하다 지난달 말(31일)엔 2.23% 뚝 떨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아시아판에서 "중국 규제 당국이 텐센트에 '위챗페이 시장 점유율을 축소하라'고 압박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현재 중국 간편결제 시장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9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양분하고 있다. 중국 연구기관인 이관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오프라인 QR코드 거래금액은 15조5900억위안(약 2952조원)에 달한다. 알리페이는 점유율이 55%로 주로 온라인 결제시장을, 위챗페이는 오프라인 위주로 3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오프라인 결제 수단 1위인 위챗페이 규제 소식에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때마침 당국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위안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우려가 커진 것이다. 디지털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단거리 무선통신(NFC)을 이용해 통신 연결 없이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다. 2020년 10월부터 시범 도입됐으나, 기존 결제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본토 외 지역인 홍콩에서 디지털위안화 지갑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디지털위안화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와중에 빅테크 견제의 일환으로 '위챗페이 점유율 축소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축소령이 전해진 이후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된 텐센트(TCEHY) 역시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3.1% 하락한 46.2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급락 당일 저녁에 공식 루머 반박 플랫폼을 통해 니혼게이자이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텐센트는 지난 3일 10억 홍콩달러(약 1762억원) 규모의 자사주 268만주를 매수했다. 이어 텐센트 뮤직과 함께 태국 음반회사 GMM뮤직 지분 10%를 7000만달러에 취득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주가는 당일 4.22% 반등했다.
중국 당국이 완전히 민간 결제 서비스를 밀어낼 가능성이 낮은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초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위안화 지갑과 위챗페이 서비스간 연동이 가능하다"며 "디지털위안화와 위챗페이는 견제관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위챗페이 축소령'이 단순 '루머 헤프닝'에 가까울 것이란 설명이다.
현지 증권가에선 텐센트가 게임 신작 및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화창증권은 지난 1일 텐센트의 목표주가를 464.88홍콩달러,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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