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차출로 농어촌 남은 공보의 67%는 스트레스 경험

입력 2024-06-07 19:29   수정 2024-06-07 19:30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공중보건의사(공보의)들의 대형 병원 차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 취약지에 남은 공보의 10명 중 7명가량이 동료들의 차출 후 업무량 증가 등으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답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5월 3∼10일 각 지역의 대형병원에 파견된 공보의와 남겨진 공보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올해 현재 전체 공보의 1213명 중 563명(응답률 46.4%)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파견된 적이 있는 공보의는 212명(37.7%), 파견된 적이 없는 공보의는 351명(62.3%)이었다.

파견된 적 없는 공보의 중 동료들의 파견 이후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응답한 인원은 모두 235명(67.1%)이었다. 스트레스의 요인으로는 '업무량의 증가'가 78.0%, '업무 강제로 인한 무기력감'이 71.1%, '추가 차출에 대한 두려움'이 58.6% 순으로 높았다.

동료 파견 이후 비파견자의 순회 진료가 증가했는지를 총 222명에게 물어본 결과, 약 88%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만큼 남아있는 공보의들이 파견자들의 빈자리를 돌아가며 메웠다는 뜻이다. 또 비파견자 중 45%는 연가나 병가 사용이 제한되거나 거절된 경험이 있었다.

이성환 공보의협의회장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헌신하며 지역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보의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보의협의회는 특히 하루에 환자가 1∼2명에 그치는 보건(지)소들이 유지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보의협의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 1360곳 중 601곳(44.2%)은 반경 1㎞ 안에 한의원, 치과를 제외한 민간 의료기관이 존재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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