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당이 여기 있다고?" 화들짝…백화점 VIP들 환호한 이유

입력 2024-06-09 11:50   수정 2024-06-09 12:25


2018년 문을 열었다가 3년 만에 코로나19로 철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면세점 자리에 프리미엄 식음(F&B) 공간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개장한다. 업황이 꺾인 면세점 대신 집객 효과가 높은 F&B를 강화해 지난해 달성한 '매출 3조원'을 뛰어넘는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0일 강남점에 3개층에 걸쳐 7273㎡ 규모로 조성되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연다. 12개의 식당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푸드홀과 초고가 와인을 취급하는 파인와인 전문관이 들어선다.

강남점은 앞선 2월 국내 최대 규모 디저트관인 스위트파크를 공개하는 등 대대적인 식품관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고속터미널 근처에 자리잡은 스위트파크가 그동안 강남점을 이용하지 않았던 2030 대중 고객을 끌어모았다면, 이번에 문을 연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구매력 높은 VIP 고객을 겨냥한 게 특징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들어선 장소는 강남점 명품관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다. 면세점이 있었을 때는 면세품 구매고객들이 오갔지만, 면세점 철수 이후에는 유동 인구가 거의 없었다. 이런 '숨겨진 공간'이라는 특성을 살려 프라이빗한 프리미엄 식품관을 기획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강남점은 지난해 기준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VIP 고객이 많다. 보복소비 열풍 이후 VIP 고객들로부터 '백화점이 붐빈다'는 피드백을 받아온 만큼 상대적으로 한적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F&B 공간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어수선한 분위기의 공용 테이블을 설치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호텔 칵테일바나 오마카세 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카운터 테이블과 개별 다이닝 룸을 도입했다. 영업시간도 백화점 폐점 시간인 오후 8시보다 2시간 늦은 오후 10시까지로 연장했다.


5성급 호텔인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과 접한 만큼 호텔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부티크 호텔과 럭셔리 펜트하우스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하는 홍콩의 유명 설계사AWOS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자연스럽게 호텔 방문객의 사교 모임과 비즈니스 미팅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들어서는 12개 식당은 모두 유통업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브랜드들이다. 부자(父子)가 함께 운영하는 강남 최고(最古) 한국식 스시집 '김수사'도 38년 만에 2호점을 이곳에 열었다. 1932년부터 4대쩨 내려오는 도쿄 장어덮밥 전문점 '우나기 4대찌 키쿠카와'의 국내 최초 매장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삼고초려해서 어렵게 들여온 식당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푸드홀 위층에는 1300㎡ 규모 파인와인 전문관이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육박하는 고급 와인을 취급한다. 와인 VIP를 위한 프리미엄 셀라(저장고)도 있다. 세계에 몇 병 없는 희소 와인과 숙성 빈티지를 모아놓은 공간으로, 신세계의 독보적인 와인 리테일 역량이 총동원된 공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하반기 하우스 오브 신세계 1개층을 추가로 연다. 여기에는 럭셔리 편집숍 분더샵의 상위 버전인 '분더샵 메자닌'과 VIP 고객을 위한 퍼스널 쇼퍼룸이 위치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지금까지의 노하우와 역량을 집약해 선보이는 단 하나의 명품 공간”이라며 “공간과 콘텐츠, 고객의 마음을 채우는 서비스 혁신을 통해 오직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와 매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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