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 건물 세 개 층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사진)’란 이름의 미식 공간을 연다고 9일 발표했다. 7273㎡ 면적에 12개 최고급 레스토랑과 와인 판매점, 명품 편집 매장인 분더샵 메자닌, VIP 개별 쇼핑공간 등이 들어선다. 10일부터 먼저 문을 여는 최고급 레스토랑에는 신세계가 직영하는 한식당 ‘자주한상’을 비롯해 최고급 스시집 ‘김수사’, 일본 도쿄 장어덮밥 전문점 ‘우나기’ 등이 입점한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본래 신세계면세점이 영업하던 공간이었다. 한때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탄 버스가 몰려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체관광객이 자취를 감추자 신세계는 2021년 7월 면세점 영업을 끝내고 비워뒀다. 그러다 신세계 강남점 영업이 잘되자 백화점 시설로 고쳐 쓰기로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JW메리어트호텔과 1층에서 연결돼 하나의 공간처럼 인식된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용산의 복합쇼핑몰 아이파크몰은 내년 HDC신라면세점의 면세점 특허 갱신 시점에 맞춰 영업면적 축소를 검토 중이다. 매출은 줄고 적자가 쌓이고 있어서다. 이 면세점의 작년 매출은 5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00억원을 넘겼다. 아이파크몰은 면세점 전용 버스주차장 자리도 이미 함께 쓰고있다. 한화그룹은 과거 갤러리아면세점 자리인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미술관 퐁피두센터를 열기로 했다. 퐁피두센터는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동화면세점도 작년 말 지하 1층을 매각했는데, 이 자리에는 건강검진센터인 KMI한국의학연구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면세점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연도인 2019년 25조원에 육박하던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3조원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올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면세점은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 또한 1분기 5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 적자를 지속했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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