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백시 vs SM, 또 엇갈린 엑소 [이슈+]

입력 2024-06-10 12:56   수정 2024-06-10 13:30


그룹 엑소 첸, 백현, 시우민(이하 첸백시)의 소속사가 오늘(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이를 통해 엑소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향해 수익 배분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첸백시의 소속사 INB100은 "SM이 '아티스트 개인 활동 매출의 10%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와 관련해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SM이 2개월 넘게 답을 하고 있지 않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첸백시와 SM이 공동입장문 발표하며 전속계약 해지 및 공정위 제소 등 법적 대응을 마무리했음에도, SM이 합의서의 전제가 된 협상 내용을 무시하고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게 INB100 측의 주장이다.

첸백시와 SM의 갈등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첸백시는 정산 자료와 정산 근거의 사본 등을 제공받지 못했다면서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와 함께 부당한 장기계약을 강요당했다며 '노예 계약'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첸백시 측은 기존 계약에 5년을 연장하는 전속계약 재계약서를 SM으로부터 받았다면서 "부당하다 여겼지만 지속적인 회유와 거부하기 힘든 분위기 조장이 있어 부득이 날인했다"고 말했다.

첸백시를 포함한 7명의 멤버들이 SM과 재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SM은 "엑소 멤버들은 기존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재계약이 전혀 강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가며 당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에 신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정산 근거의 사본을 제공할 수 없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외부 세력의 접근에 대해 제보를 받았다면서 "제3자에 대한 부당한 제공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SM이 지목한 대상은 가수 MC몽이 세운 빅플래닛메이드엔터였다.

하지만 MC몽 측은 "음악계 선후배로서 백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이며,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해당 아티스트를 영입하려는 어떠한 행동도 한 바 없다"며 템퍼링 의혹에 펄쩍 뛰었던 바다.

그 뒤로 SM은 '제3의 외부 세력 개입 의혹'은 "오해"였다며 양측이 계약 관계를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해 엑소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지난해 8월 기존 전속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백현이 개인 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M은 한 차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존 전속계약이 만료되는 2024년 1월 이후에도 신규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면서 다만 "합의한 바에 따라 첸백시 3인의 개인 활동도 가능하도록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SM과의 기존 전속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인 지난 1월 백현은 곧바로 독립 레이블 INB100의 출범을 알렸고, 개인 활동에 돌입했다. 개인 활동과 관련해 사전 합의가 됐으니 문제 소지가 없는 행보였다.

하지만 INB100이 원헌드레드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었다. 원헌드레는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빅플래닛메이드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이에 MC몽, 차 회장과의 관련성을 모두 부인했던 백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일었다. 그러자 원헌드레드 측은 "INB100과 최근 한 식구가 된 것은 양측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진행됐다"고 밝혔던 바다.

첸백시 측이 'SM의 눈속임 합의'를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누가 눈속임을 하는 거냐"는 의견도 나온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첸백시 측이 합의 내용을 토대로 SM의 요구가 '눈속임'이라고 주장할 만한 핵심 근거를 공개할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아울러 템퍼링 의혹에도 타임라인을 명확히 밝히고 적극적으로 답하며 남은 의심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첸백시가 여전히 SM과 계약 관계에 있다 보니, 엑소 등의 상표권 이용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엑소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벌써 팬들 사이에서는 '그럼 이제 엑소는 어떻게 되는 거냐'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에도 엑소 완전체 활동을 앞두고 논란이 제기돼 팬들의 상심이 컸던 바다.

앞서 SM은 첸백시와 합의하면서 그 이유에 관해 "기존에 발표한 대로 엑소 그룹과 멤버 전체를 지키고, 무엇보다 팬들을 위해 합의했다. 당시는 엑소 완전체의 새로운 앨범 발매 시기였다. 분쟁이 계속될 경우 사실상 엑소 멤버 전체가 열심히 준비한 앨범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었고, 앞으로의 엑소 그룹 활동도 불투명해지기 때문에 멤버 전체의 활동을 위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더 수호는 뮤지컬 '모차르트!' 프레스콜에서 관련 질문을 받아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수호가 활발히 개인 활동을 하는 중에 첸백시가 기자회견 개최를 예고하며 엑소의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 현재 수호는 MBN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에 출연 중이며, 지난 5월 31일 새 앨범 '점선면'을 발매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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