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핵공격 시 가이드라인 담은 '공동지침' 검토 완료"

입력 2024-06-10 18:01   수정 2024-06-10 18:05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공동지침 문서'를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군사기밀이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핵 공격이 이뤄질 경우 한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 있어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미 양국은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3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비핀 나랑 미국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대행이 양국의 수석대표로 회의를 주관했고,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 외교, 정보, 군사 당국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양국 대표들은 이날 회의 이후 공동언론성명을 내고 "한미 동맹의 원칙과 절차를 제공하는 ‘공동지침 문서’에 대한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조창래 실장은 이날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신뢰 가능하고 효과적인 동맹의 핵 억제 정책 및 태세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동맹의 원칙과 절차를 반영한 공동지침 작성의 진전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양국 대표는 오늘 회의에서 공동지침 문서 검토를 완료했으며, 앞으로 공동지침을 지속 보완·발전시켜 한미가 함께 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고한 토대 마련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비핀 나랑 차관보대행은 공동지침 문서 검토를 완료한 것을 두고 "이는 NCG 출범 첫 해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점차 변화하고 있는 안보 환경에 대응해 정책 및 군사당국이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효과적인 핵 억제 정책과 태세를 어떻게 함께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대표들은 또 한반도에서 한미 핵 및 재래식 통합 방안의 공동기획과 공동실행을 논의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미국의 핵 작전에 통합하는 것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함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NCG 임무를 연습하기 위해 범정부 시뮬레이션과 국방·군사 당국간 도상훈련을 활용할 예정이다. 양측은 또 한반도 주변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진 방안과 함께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연계한 한미 핵·재래식 훈련 시행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오는 8월 열릴 을지 자유의방패(UFS) 훈련에서는 한미가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가정한 핵 작전 연습이 처음 시행된다. 조 실장은 "올해 UFS와 연계해 고위급 TTX(도상훈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해 말 2차 NCG 회의 직후에도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NCG의 움직임에 강한 반발을 보여 왔다. 특히 최근 오물풍선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핵 대응 계획을 담은 가이드라인까지 마련된 만큼 이에 반발해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인 NCG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출범했다.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 회의가 진행됐다. 앞선 두 차례 회의는 양국 NSC가 주관했다. 이번 회의부터는 양국 국방부 주도로 이뤄진다. 제4차 NCG 회의는 올 연말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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