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오늘은 가동 안하는 방향으로 가닥

입력 2024-06-10 15:28   수정 2024-06-10 15:29


군 당국이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확성기를 가동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의 한 소식통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도 "우리 군이 어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고 오늘도 꼭 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전날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지만, 이날은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고려해 가동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이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어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2시간 만에 중단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략적, 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비의 휴식 등도 고려해야 하고 또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필요한 시간만큼, 필요한 시간대에 작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과 정부가 이렇게 결정한 배경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전날 담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날 우리 군이 2018년 이후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가동을 재개하자,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대남 오물 풍선 310여개를 추가로 살포했다.

김 부부장은 오물 풍선 살포 직후 담화에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이날 출국한 것도 확성기 가동을 보류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순방 기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 및 철수되기 전까지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다. 이후 창고에 보관됐던 고정식 확성기 일부가 재설치돼 전날 대북 방송에 활용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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