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통한 HR '미리 보는 미래'

입력 2024-06-11 17:24  



요즘 시대에 데이터는 기업 운영의 필수 요소다.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그것을 해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이는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기업의 필수 요소인 ‘인재’를 채용하고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데도 데이터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례로 구글은 퇴직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고성과자와 성장이 기대되는 직원, 퇴직이 예상되는 직원을 파악한다. 코카콜라는 우수 인력의 경력과 역량의 특성을 분석해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고, 양성해야 할 인력의 보완점을 제시한다. 넷플릭스, 애플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도 데이터를 활용해 인적자원을 관리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될 때 직원들이 초과 근무할 가능성을 파악해 자체적으로 관련 제도를 마련했다.

채용 과정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데이터를 통해 우리 회사와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이는 포지션에 대한 적합도 뿐 아니라, 적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원자의 일하는 성향, 성과, 평판 등으로 우리 회사와 맞는 인재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조직의 성향에 맞는 인재일수록 성공적인 온보딩이 가능하다. 훌륭한 온보딩 경험은 자연스럽게 신규 입사자의 이탈률(퇴사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곧 채용 비용 절감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이직 수는 1100만 건이 넘고 1명을 채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1300만원에 이른다. 성공적인 채용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대이직의 시대, 인재 이탈을 막는 것이 사업의 성공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핏이 맞는 직원을 채용해 제대로 안착시키는 것의 효용가치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패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포춘지가 상위 5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채용 실패에 따른 손실 비용은 연봉의 3~5배 수준이며, 임원 등 고위직의 경우에는 평균 연봉의 24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된 채용 실패는 기존 인원들의 조직몰입도 하락과 업무 공백을 야기해 생산성에도 영향을 준다. 조직에 딱 맞는 인재를 채용한다면, 이러한 실패 비용 절감은 당연한 효과로 따라온다.

물론 사람을 데이터화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생활 침해와 비인간화의 위험, 데이터의 한계 등이 이유다.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때는 반드시 윤리성을 바탕으로 명확한 사용 정책을 고지하고, 대상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데이터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도구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단순히 데이터를 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잘못되거나 편향된 데이터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정제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가 쌓이는 과정부터 분석까지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전문가의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조직과 인재 관리 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은 데이터로 정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채용이 이뤄졌다. 담당자 또는 면접관의 ‘감’이라고 하는 경험에 근거한 결정이 그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눈에 보이지 않던 감은 손에 잡히는 ‘정보’가 되었다.

손에 잡히는 확실한 인적 정보인 평판조회를 채용에 도입하는 기업도 계속 늘고 있다. 스펙터 산하 데이터 연구기관인 스펙터랩에서는 인사권자 평판, 동료 평판 등 70만개 이상의 평판 DB를, AI를 활용해 분석한다. 인사권자의 평판을 지표화하고, 지원자의 일하는 성향을 분석하며, AI 평판 요약으로 많은 양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지원한다. 특히 조직에 큰 영향을 주는 임원급 채용에는 위의 분석과 함께 면접관이 꼭 해야 하는 질문도 추천한다.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AI 알고리즘으로 선발된 인력이 숙련되지 않은 면접관이 선발한 인력보다 고성과 집단이 될 가능성이 평균 25% 더 높게 나타났다.

데이터는 ‘미리 본 미래’라고 한다. 결국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과 조직에 대한 데이터를 꾸준히 쌓고, 인사이트를 파악하며 구성원을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데이터와 인간적인 접근을 통합해 혁신적인 채용과 조직문화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다. 결국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및 조직문화 데이터는 ‘미리 본 회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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