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서울처럼 붐볐던 곳 없어…韓 진출 검토"

입력 2024-06-10 17:39   수정 2024-06-11 00:38

지난해 국내 최대 미술 축제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330여 개 갤러리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부스는 영국 로빌란트+보에나였다. 안드레아 바카로, 마르크 샤갈 등 올드 마스터의 작품부터 제프 쿤스의 3m 높이 대작 ‘게이징볼’까지. 한국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작품을 한꺼번에 들고 온 덕분에 부스 앞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1999년 로빌란트+보에나를 창립한 마르코 보에나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은 국제 디자인·아트페어에 참여했지만 프리즈 서울처럼 많은 사람이 몰린 건 처음이었다”며 “미술에 대한 한국 대중의 열정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보에나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복합문화공간 ALT.1(알트원)에서 개막한 로빌란트+보에나의 첫 아시아 대규모 전시 ‘서양 미술 800년 - 고딕부터 현대미술까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백화점의 예술공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생동감 넘치고 젊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가 필요했는데 더현대서울 알트원이 제격이었다”고 말했다. 로빌란트+보에나는 유럽에서도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 왔다.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전시를 열기도 하고, 몽클레어·토즈 등과 컬래버레이션하기도 했다. 보에나 대표는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대중과 소통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예술과 상업은 대중과 소통한다는 면에서 대척점에 있지 않다”고 했다.

보에나 대표는 “최근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에서 한류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한국 건축가가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디자이너로 선정되는 등 세계 갤러리들이 K아트를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방대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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