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피자 프랜차이즈, 가성비로 돌파구

입력 2024-06-10 18:30   수정 2024-06-11 01:19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매년 영업이익이 줄고 있고, 피자알볼로와 피자헛은 수년째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젊은 층과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신메뉴를 잇달아 내놓으며 수익성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가성비와 색다른 맛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포장 시 1만5900원부터 주문할 수 있는 ‘해피 데일리 피자’ 5종을 최근 출시했다. 10대가 선호하는 식자재 1위로 꼽히는 마라와 맥앤치즈(마카로니 앤드 치즈) 등을 활용해 다양한 맛으로 구성했다.

피자알볼로도 올해 초 6500~9500원짜리 ‘퍼스널 피자’를 선보였다. ‘목동피자’ 등 인기 메뉴 14종을 1만원 미만의 싱글 사이즈로 내놓은 것이다. 한국피자헛도 최근 ‘치즈킹’ 등 3만원대 프리미엄 피자 3종을 2만원대로 낮춰 한정 판매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성비 신메뉴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은 1인 가구 증가와 신생 업체 진입에 따른 경쟁 과열, 냉동 피자 시장 성장 등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자는 비싼 음식’이라는 인식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도미노피자(운영사 청오디피케이), 한국파파존스, 피자알볼로(알볼로F&C), 한국피자헛 등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5곳 중 지난해 영업이익을 낸 곳은 도미노피자와 한국파파존스 두 곳뿐이다. 피자알볼로와 한국피자헛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최근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피자 대신 가성비 좋은 대형마트의 저가 냉동 피자나 식품 코너 피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900억원이던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85억원으로 4년 새 90% 가까이 증가했다. 맘스피자(맘스터치), 빽보이피자(더본코리아)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신생 프랜차이즈 업체가 속속 뛰어드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를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기존 프리미엄, 클래식 제품 라인업 외에 가성비 메뉴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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