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시스템 '인텔리전스' 공개…시리에 챗GPT 녹였다

입력 2024-06-11 07:46   수정 2024-06-11 07:47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로 음성비서 '시리'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애플은 또한 연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구동하는 자사 기기 운영체제(OS)에 AI 기능을 본격 도입하기로 하고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행사인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연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영상을 통해 자체 AI 시스템 AI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는 "애플은 모든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개인용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는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 왔고 생성형 AI는 (목표를) 새로운 강력한 차원으로 해준다"고 소개했다.

아이폰(iOS 18)과 아이패드(아이패드OS 18), 맥(맥OS 세콰이어)에 탑재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다. 기기에서 사용자가 텍스트를 요약·정리·작성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가 필요할 때 가장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같은 AI 기능이 개인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않고도 수행된다고 애플은 자신했다. 온디바이스 AI로 기기 자체적으로 실행되고, 기기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기능을 클라우드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날 새 아이패드 OS에서 애플 펜슬로 이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거나 글을 토대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기능 등을 시연했다.

애플은 또한 생성형 AI 챗GPT를 대형 화면에 띄우며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다만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행사에 참석했을 뿐 무대에는 오르지 않았다. 양사의 파트너십으로 시리에는 챗GPT의 최신 버전인 챗GPT-4o가 접목된다. 앞서 오픈AI가 챗GPT-4o 공개 당시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에서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AI 운영체제 '사만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시리의 경쟁력 개선이 기대된다.

애플은 2011년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선보여 시장을 선도했지만, 이후 타사에 따라잡히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에 챗GPT와 협력해 경쟁력 보강에 나선 모양새다. 애플은 "시리는 일일 요청건수가 15억건에 달하는 지능형 AI 비서의 원조"라며 "연말 챗GPT-4o가 통합되며, 다른 AI 기능도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애플 앱과 서드파티 앱을 넘나들며 사용자 요청을 이행한다. 일례로 일정 시점에 찍은 사진을 친구에게 보내달라고 하면 이용자의 메일 등을 통해 친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더 똑똑해진 시리는 음성이 아닌 글자 입력으로도 사용자 요청을 수행한다. 애플은 "화면 내용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된 시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앱(애플리케이션)에서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동의에 따라 필요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며 "맥락을 더욱 잘 파악하는 데다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AI 관련 기대가 끌어올린 주가는 쉬어가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1% 내린 193달러 12센트(약 26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애플 주가는 지난 4월 160달러 중반대(4월 19일 종가 165달러)까지 밀렸으나 최근 17% 넘게 올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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