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는 2014년부터 총리직을 맡았다. 지난 10년간은 화폐 개혁, 부정부패 척결 등 각 분야의 ‘기초 공사’가 필요했다.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기엔 어려웠다는 얘기다. 이 기간 인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6~7% 수준이었다. 이후 예스뱅크를 비롯한 금융권 여신사태가 터지면서 경제 침체기가 도래했고, 이와 맞물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발생했다.
코로나19 전후로 인도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조금 제도를 조금씩 정상화했다. 과거 중복 지급되기 일쑤였던 빈곤층 직접 보조금을 인당 한 번씩만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식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세금 징수도 개선했다. 그간 제대로 거두지 못했던 세금이 정부 예산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정부 재정도 정상화됐다.
인도는 확보한 재정을 바탕으로 도로, 항만,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설비 투자가 늘면서 건설사, 인프라 자재, 항만 등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고 인도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다니그룹, 울트라텍, 지멘스인디아, 진달스틸, 라슨앤투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설비 투자 위주 정책은 인도 빈곤층에 대한 보조금 축소로 이어졌다.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은 매우 위축됐고, 이에 따라 유니레버, 다부르 등 필수 소비재 회사들의 매출 성장이 나타나지 못했다. 그간 경제적인 타격을 받은 저소득층은 모디 정부를 지지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이번 선거 결과는 인도 경제구조를 포퓰리즘에 빠뜨릴 수 있다. 리더십을 잃은 모디 정부가 앞으로도 강력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까. 제대로 된 도로, 항만, 전기 시설이 없는 인도에 과연 주요 기업들이 지속해서 투자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이 부상하면서 인도 증시는 크게 혼돈을 겪고 있다. 거시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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