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 유닛 첸백시가 그들이 참석하지 않고 진행한 기자회견 후폭풍을 엑소 리더 수호가 오롯이 뒤집어쓰게 됐다.
엑소 멤버 첸, 백현, 시우민으로 결성된 유닛 첸백시의 소속사 아이앤비100(INB100)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SM의 '눈속임 합의' 고발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하지만 첸백시 없는 기자회견에서 엑소 일부 멤버들과 SM엔터테인먼트의 갈등만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 이렇다할 증거는 제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금주 진행될 수호의 인터뷰에 우려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호는 오는 14일 서울 모처에서 MBN 주말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 당하면서 벌어지는 조선판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세자가 사라졌다'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0.9%, 1.5%로 다소 낮은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최근엔 상승세를 보이며 4%대에 진입하는 등 매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수호는 주인공 왕세자 이건 역을 맡아 극을 이끌며 배우로서도 입지를 다졌다는 평이었다.
이런 활약과 관련해 수호는 '세자가 사라졌다'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수호의 배우로서 노력과 앞으로의 목표 등 작품에 대한 성과와 연기자로서의 비전에 대해 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첸백시 멤버들이 그들이 부재한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아이앤비100 모기업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김동준 아이앤비100 대표, 아이앤비100과 첸백시의 대리인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가 참석했다.
기자회견에서 아이앤비100 측은 "SM은 합의서의 전제가 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상태에서 첸백시 소속사인 아이앤비100에게 '아티스트 개인활동 매출의 10%'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100은 부당함에 대한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SM은 2개월 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들은 1년 전에도 이와 대동소이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6월 1일 법무법인을 통해 소속사 SM과의 정산 문제 등 전속계약 관련 불만을 드러내며 계약 해지 의사를 표명한 것. 당시 백현은 MC몽, 차가원과 연관돼 템퍼링 의혹에 휩싸였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당시에도 수호는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으로 참석한 프레스콜에서 첸백시와 관련된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당시 수호는 "오늘 답변드릴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멤버들끼리 잘 화합하고 팬 분들에게 더 좋은 음악 보여드리기 위해 문제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제 공연을 시작한 '모차르트!'에 많은 관심 가져 달라"면서 현명한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첸백시와 SM 측은 상호 원만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고, 합의서 작성과 재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백현은 올해 1월 결국 독립 레이블 아이엔비100을 설립했고, 시우민과 첸까지 독립 레이블에서의 솔로 활동과 첸백시 활동은 엑소 그룹 활동은 SM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1년 전 템퍼링 의혹은 부인했지만, 아이비엔100 측은 지난달 프로듀싱 회사 원헌드레드 자회사로 편입돼 결국 MC몽, 차가원과 한식구가 됐다. 이에 대한 질문에 차가원은 기자회견에서 "백현은 MC몽, 저와 가족같은 사이"라며 "이들의 계약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첸백시가 SM과 합의서를 작성하고, 재계약을 한 이유로 엑소 완전체로서 원활한 활동과 팬을 꼽았다. 하지만 정작 엑소 멤버 디오가 전날 팬 콘서트 '블룸 인 서울'(BLOOM in SEOUL)을 열었고, 수호가 출연 중인 드라마로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시기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면서 모든 부정적인 이슈로 다른 멤버들의 활약상을 잠재웠다.
특히 수호의 경우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당사자가 참석하지 않은 기자회견으로 인해 모든 질문과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점을 고려했는지 팬들조차 첸백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이다. SM이 첸백시의 기자회견 이후 "내용증명 공문을 받은 후, 우선 엑소 멤버 중 디오, 첸, 수호가 각자 개인 앨범 및 콘서트, 작품을 통한 활동을 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여, 그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를 문제 삼지 않아 왔다"고 해명한 이유다.
더욱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첸백시 측이 문제 삼은 정산자료 제공 등의 주장 역시 1년 전과 대동소이하다는 평이라는 점에서 굳이 이 시기에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 올해 연말로 예정됐던 엑소 완전체 활동에도 부정적인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SM 측이 첸백시 측의 주장과 행동에 "법과 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법원을 통해 첸백시 측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대응 방향을 전했기 때문.
다만 아이엔비100 측은 11일 다시 한번 "기자회견은 아티스트 개인 명의 활동에 대한 매출액 10%를, 먼저 약정 위반한 SM에게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엑소 완전체 활동의 지속과 관계없고, 이후에도 첸백시는 SM, 엑소 완전체 활동을 성실히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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