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채납 묘수 찾자"…조직개편 단행한 서울시

입력 2024-06-11 15:16   수정 2024-06-11 15:18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이익 일부를 공공에 환원하는 ‘기부채납(공공기여)’을 효율화하기 위해 서울시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서울 곳곳에서 자재비·인건비 상승 등 사업 여건 악화로 고전하는 개발 사업지가 적지 않은 가운데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줄이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하는 ‘묘안’으로 사업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서울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공공기여시설 관리와 기금설치·운용에 관한 업무’가 기획조정실에서 도시공간본부 도시계획과로 내달 이관된다. 이에 따라 기획조정실 내 공공자산담당관은 사라지고 도시계획과에 2개 팀이 신설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기부채납 시설 규모와 공공기여량만 도시공간본부가 정하고 있다”며 “앞으론 단순한 총량 뿐 아니라 기부채납시설의 설계와 구성, 용도 등 구체적인 실행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부채납시설을 복합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때 기존에는 파출소, 도서관, 문화시설 등 기부채납 용지를 따로 받았다면 앞으론 이 시설을 한 건물에 복합화해 조합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성동구 성수동 삼표 부지 개발사업이나 서초구 국군정보사 부지 개발사업 같은 사전협상형 개발 때도 도시적 맥락을 고려해 유연한 기부채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금 기부채납을 재원으로 마련한 공공시설 설치기금이 처음 도입된다. 올해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405억원의 현금 기부채납이 예정돼 있다.

한편 서울시 주도의 개발사업에 투입하는 균형발전특별회계도 기획조정실에서 균형발전본부로 전담 부서를 바꾸면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균형발전특별회계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에 부과하는 과밀부담금과 정부 보조금으로 조성하는 예산이다. 서울시는 하반기부터 균형발전특별회계를 서대문구 성산로 일대 복합개발 등 서북·동북권 5대 신성장 사업에 우선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천구 목동유수지 개발과 관악구 창업허브인 S밸리 사업재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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