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사측과 2주 만에 대화를 재개할 전망이다.
11일 전삼노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3일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사측과 면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사 양측의 대화 재개는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후 2주 만이다. 양측은 이번 대화에서 향후 본교섭 일정과 교섭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전삼노 측은 "대화 재개가 노사가 상생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첫 단추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그룹의 고강도 체질 개선을 이끈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31주년을 맞은 지난 7일 단체로 휴가를 내는 방식의 연가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사 간 갈등은 다섯달째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휴가제도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참여한 노사협의회는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가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이 무산되자 전삼노는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것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단체 연가를 시작으로 꾸준히 단계를 밟아나갈 방침이란 점도 밝혔다. 당시 노조는 총파업 역시 거론했으나 구체적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와 함께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서초사옥 앞 홍보트럭을 활용한 24시간 파업 농성의 '투트랙'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노사 갈등 장기화 속 '노노갈등' 조짐도 보인다. 삼성전자에는 5개 노조가 활동 중인데 대표 교섭권을 갖고 있는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 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 5곳을 아우르는 통합 노동조합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 노조)은 전삼노 행보를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고, 과거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상급단체 없이 독자 노선을 걷는 삼성그룹 산별노조인 초기업 노조에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노조와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 등이 속해 있으며 조합원 수는 1만9800명에 달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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