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여행 온 사람들이 하는 단골 질문이다. 상당수 식당에선 카드 단말기에 팁 최저선을 18%로 제시한다. 저녁 팁은 음식 가격의 30% 정도다. 과거 점심 10%, 저녁은 15~20%였던 것에 비해 상당폭 올랐다. 식당 주인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 상승폭을 고객에게 떠넘긴다는 비판도 거세다.
우버를 이용하는 경우엔 목적지에 도착한 뒤 스마트폰 앱에 팁을 주겠느냐는 메시지가 뜬다. 우버 기사를 다시 마주칠 일이 거의 없으니 부담감은 없다. 뉴욕 맨해튼 주차장은 대부분 발렛 주차 시스템이다. 2~3달러 정도 준비했다가 주차장을 떠날 때 주차 요원에게 쥐여주면 된다. 다만 주차장이 혼잡할 땐 선불로 10달러 정도 팁을 주고 차 열쇠를 맡길 수 있다. 맥도날드와 던킨도너츠, 스타벅스의 키오스크에서 팁을 지불하겠느냐는 메시지가 뜰 때는 다소 곤혹스럽다. 서비스를 받은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팁을 안 주면 마음 한쪽이 개운하지 않다. 키오스크에 있는 ‘커스텀 팁(custom tip)’을 선택해 1달러 정도 입력하곤 한다.
지난해 5월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웨이터의 연간 중위 소득은 3만1940달러 정도다. 이들 가운데 상위 10%의 연봉은 6만100달러였다. 중남미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물가 고임금 바람을 타고 팁이 뛰어오르면서 미국의 대학 진학률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한다.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보다 고졸 취업자로 사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이 늘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합 지역인 네바다주 유세에서 팁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등 관광산업 종사자가 많은 곳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현금거래 위주인 팁은 국세청(IRS)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신용카드로 팁을 합산 결제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 웨이터들에겐 희소식(?)일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거철에 나오는 선심성 공약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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