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투르크메니스탄(투르크)의 명마 ‘아할 테케’처럼 경제 협력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양국 간 에너지 자원 분야 협력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 기업이 투르크에서 60억달러 규모의 수주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투르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투르크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세계 4위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와 산업화 경험 및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앞으로 함께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투자보장협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협력 문서 총 8건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이 투르크 가스공사·화학공사와 각각 맺은 ‘갈키니시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를 주목한다. 갈키니시 가스전은 현재까지 확인된 매장량이 14조㎥로 추정된다. 2009년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가스전의 1차 탈황설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4차 탈황설비 건설에 관한 합의서를 맺으면서 한국 기업은 15년 만에 투르크의 에너지 개발 사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 3단계로 이뤄진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사업도 이번 협력합의서 체결로 2단계(재건), 3단계(가동 유지보수) 역시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1단계(기술 감사) 사업을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했다. 대통령실은 두 사업과 요소·암모니아 비료공장 사업을 더해 약 60억달러 규모의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파견단을 보내 투르크의 철도 현대화·전철화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아시가바트, 투르크멘바시 사이 1150㎞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과 친교 오찬을 했다. 베르디무함메도프 의장은 윤 대통령 부부의 각별한 동물 사랑에 감명받았다며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 후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에너지, 인프라, 제조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카자흐스탄 이스타나를 오가는 항공 직항편 운항도 재개된다고 밝혔다.
아시가바트=도병욱 기자/양길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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