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만 들리는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1300여 세대 아파트 내에서 신고자를 찾아낸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는 세 살짜리 아이가 112 번호를 잘못 눌러 생긴 해프닝이었지만 경찰은 끝까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달 17일 남대문경찰서 칭찬 게시판에 중림파출소 경찰관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당시 지령실에는 수화기 너머로 아이 울음소리가 5초가량 들린 뒤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대문서는 즉시 휴대전화 위칫값을 파악, 관할 지역 파출소인 중림파출소와 강력팀, 여청수사팀, 실종팀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휴대전화 소유자 조회 등을 통해 1300여세대 아파트 내에서 전화가 걸려 온 집을 특정했다.
해당 가정을 방문한 결과 3살짜리 아이가 부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다 전화를 잘못 걸어 발생한 해프닝임이 밝혀졌다. 아동학대 또는 가정폭력 등의 사안이 아님을 확인한 경찰은 해당 사건을 종결했다.
아이의 부모인 김씨는 게시판에 "수화기 너머로 울음소리가 들려 걱정되는 마음에 위치 추적해서 찾아왔다고 하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바쁠 텐데 출동해 주셔서 정말 죄송했고, 아이를 잘 지도하여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한편으로는 실제 범죄 상황이었다면 너무 든든했을 것 같다"고 글을 남겼다.
이에 남대문서 김지용 범죄예방 대응 과장은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112 신고로 위급 상황을 알린 것이라고 생각해 출동했다"라며 "가해자가 같이 있거나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112 신고 후 숫자 버튼만 누르면 긴급 신고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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