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 상병 어머니가 아들의 순직 1주년을 앞두고 현재 심경을 담은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아들 사고의 진상 규명과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의 명예 회복을 국방부 장관 및 관계 당국에 호소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12일 공개한 편지에서 "지금까지도 멀리 현충원까지 오셔서 찾아봐 주시는 모든 분께도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먼저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조금 있으면 저희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본다"고 했다.
그는 "7월 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가 되고 안타까울 뿐"이라며 "그날 물속에 투입하지 않아야 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했는지 지금도 의문이고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은 너무 억울하게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별이 됐다"며 "진실이 24년도 초에는 밝혀질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고 밝혀져야 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다른 것 바라는 것 없다. 누가 7월 19일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해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며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유속이 빠른 흙탕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로 저희 아들이 희생됐으니 진실과 한 점의 의혹 없이 빠른 경찰 수사가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 상병 어머니는 아울러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장마철이 다가온다. 저희와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셔서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고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같은 날 저녁 11시 10분경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소방 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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