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2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파운드리 포럼'을 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략을 공개한다. 지난달 이례적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임명하며 반도체 수장을 교체한 가운데 매년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는 연례행사에서도 '깜짝 발표'가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이날부터 13일까지 미국 새너제이 삼성 반도체 캠퍼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FE 포럼 2024'를 개최한다. 행사에서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강화 전략 등을 발표하고, 이를 파트너사 및 고객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파운드리 포럼에는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사진)을 비롯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파운드리 임원이 참석 예정이다. 지난달 전격 교체된 전영현 부회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도 행사 기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AI 시대에 대응할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에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2027년에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보다 먼저 업계 최초로 구체적인 2나노 공정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2위인 삼성전자가 올해 행사에서 1.4나노 양산 시점을 앞당기는 등의 '깜짝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을 예고한 상황에서 TSMC가 1나노대 양산 일정을 앞당긴 만큼 삼성전자의 1나노대 공정 로드맵에 시선이 모이는 모양새다.
앞서 TSMC는 지난 4월 2026년 하반기부터 1.6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으로 이어지는 기존 계획에 1.6나노 공정을 추가해 1나노대 진입 시기를 1년 앞당긴다는 계획.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술력에서 주도권을 잡아 TSMC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하는 한편 파운드리 재건을 천명한 인텔은 연말부터 1.8나노 공정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업계의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또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빌 은 AMD 기업담당 부사장 등 삼성전자 고객사 경영진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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