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지난달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진 후 이틀 만에 사망한 육군 훈련병의 사인이 패혈성쇼크에 따른 다발성장기부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센터는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숨진 훈련병의 강릉아산병원 사망진단서 등 의무기록을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사망 당시 병원 기록에 적힌 직접 사인은 '패혈성 쇼크',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직접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기록됐다. 직접사인의 원인은 '열사병'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훈련병이 얼차려 도중 쓰러졌을 당시 부대의 초동 조치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소장은 "훈련병의 유가족이 지난 11일 군병원을 찾아 12사단 신병교육대 의무실 의무기록사본 발급을 신청했지만 어떠한 의무기록도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록이 없다는 건 명백히 관계 법령을 위반한 행위"라며 "수사를 통해 사건 초기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진 훈련병에게 얼차려를 시킨 중대장이 차량 조수석에 앉는 선임탑승자로 병원에 동행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가혹행위의 가해자가 환자 인솔을 맡을 경우, 사건 발생 전후의 상황을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임 소장은 숨진 훈련병이 처음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됐을 당시 간호기록지에 얼차려 등과 관련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며 경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최초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신병교육대 군의관, 간부, 의사 등에게 진술한 사람이 중대장이 맞는지, 완전군장을 하게 하고 선착순 달리기, 구보 등 가혹한 얼차려를 강제했다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진술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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