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바이오 규제 법안인 미국 생물보안법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등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국내 잠재적 경쟁업체의 주가는 하락했다. 우시가 미 의회 로비에 성공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중국 우시, 미국 생물보안법안 제정 1차 방어에 성공'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핑 보고서를 냈다. 바이오협회는 보고서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돼 제정 절차상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개최된 미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NDAA는 미국의 안보와 국방정책, 국방 예산과 지출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법으로 1961년 제정 이래 매년 미국 의회에서 가결돼 대통령 승인을 받고 있다. 협회는 "NDAA는 매년 통과돼 시행되고 있어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에 포함된다면 올해 안에 생물보안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최근 미국 브래드 웬스트럽 하원의원(공화당, 오하이오)은 생물보안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기 위해 NDAA 개정안에 생물보안법안을 추가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우시의 이같은 방어에 성공한 배경은 미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덕분이라고 바이오협회는 분석했다. 협회는 보고서에서 "올해 1월 생물보안법안이 발의된 이래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생물보안법안의 규제 대상으로 명시된 중국 기업들은 의회를 대상으로 로비하고 자발적 공지문 등을 통해 자사를 법안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지난달 5월 15일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찬성 40 반대 1로 압도적으로 통과되자, 우시앱택은 자사의 리차드 코넬 미국 및 유럽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들을 워싱턴DC로 급파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자사의 제조 수석부사장인 윌리엄 에이치슨과 홍보이사인 엘리자베스 스틸을 로비스트로 등록해 의원들을 교육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등 우시그룹의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12일 홍콩거래소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일 대비 14.21%, 우시앱텍은 8.45% 급등했다. 미국의 우시 제재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던 국내 경쟁사의 주가는 저조했다. 에스티팜은 10.2%, 차바이오텍은 0.96% 각각 전일 대비 하락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27% 상승에 그쳤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은 올들어 두 차례에 걸쳐 발의됐는데, 두 법안 중 하나에서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빠졌다는 소식이 있다"며 "어쨌든 우시의 미 국회 대상 로비력이 상당하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바이오업계에선 일단 대중국 강경 기조에 다소 변화가 생긴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바이오기업들의 중국 우시 의존도가 워낙 높아 시장의 충격을 감안해 이러한 변화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국의 제약·바이오업계를 대표하는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지난달 회원사 설문조사 결과 124곳 응답기업 중 79%가 우시 등 중국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과 임상시험위탁기관(CRO) 등에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협회는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생물보안법안 제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바이오업체 대표도 "NDAA에 안 들어갔다고 해도 개별법안으로 통과될 수 있다"며 "우시에 대한 규제 유예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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