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5월 공장 및 제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29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11건)에 비해 41% 증가했다. 공장 경매 진행 건수는 작년 3분기 538건, 4분기 669건 등 분기마다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엔 712건을 나타냈고, 2분기에도 800건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공장 낙찰률은 28.4%로 10건 중 3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은 67.7%로 두 달 연속 70%를 밑돌았다.
지난달 전북 익산 함열읍의 한 필름 제조공장(대지 9917㎡)은 감정가(101억원)의 반값인 52억원에 낙찰됐다. 산업단지 내 공장인 이 물건은 세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30% 수준인 34억원까지 떨어졌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한 공장(대지 1만2661㎡)도 감정가(73억원)의 70%인 52억원에 매각에 성공했다.
경매 시장에선 여러 차례 유찰된 공장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남 강진의 한 제조공장(대지 84991㎡)은 세 차례 유찰됐다. 최저입찰가가 감정가(20억여원)의 반값인 1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다음달 8일 4차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의 제조업소(대지 5만1266㎡)는 다섯 차례나 유찰됐다. 다음달 여섯 번째 매각이 진행되는데 최저입찰가가 감정가(12억원)의 29%인 3억원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공장 경매 건수가 증가하는 건 경기 침체의 전조로 꼽힌다. 공장은 아파트, 주택 등 일반 부동산과 달리 투자자가 선뜻 매입할 수 없다. 매각가가 수십억~수백억원대에 달해 투자 금액이 크다. 산업단지 내 공장은 업종과 임대 제한이 있어 수요자가 한정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공장은 경기 침체기엔 매수자를 구하기 어렵다”며 “공장 경매 건수가 줄고, 낙찰가율이 낮은 건 그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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