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시작될 때 항공업계에는 장밋빛 전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변수가 나타났다. 유가가 치솟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북극항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 영공 통과가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초부터는 보잉 기종의 잇단 사고까지 터졌다.
글로벌 항공업계를 강타한 리스크에도 탄탄한 실적을 내는 항공사가 있다. 델타항공이다. 1928년 설립된 델타항공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 미국 3대 항공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플래그 캐리어’로 꼽힌다. 델타항공의 매출은 지난해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한 것도 미국 대형 항공사(FSC) 중 유일하다.
HSBC는 최근 델타항공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고 목표주가로 72.8달러를 제시했다. HSBC가 미국의 3대 FSC 중 최선호 종목으로 선택한 건 델타항공이 유일하다. 애걸 쿠마아 HSBC 애널리스트는 “기업 출장 및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수용력(공급) 부족으로 인해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항공업계 전반적으로 전망이 밝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지표에서 저비용항공사(LCC)보다는 FSC에 유리한 상황이란 게 확인되고 있다”며 “LCC는 더 큰 비용 압박 속에서 가격 인상 등 부담 전가 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델타가 HSBC의 ‘톱픽’이 된 가장 큰 이유는 탄탄한 비즈니스 수요다. 일반적으로 항공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여행·레저 수요보다는 비즈니스 수요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델타항공은 전체 매출에서 비즈니스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에 달한다. HSBC는 “델타는 상위 6개 허브 공항에서 70~75%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전체 항공편의 50% 이상을 이곳에 배치하고 있다”며 “델타항공은 프리미엄 트래픽 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델타항공의 시가총액은 321억7500만달러로 항공주 중 세계 1위다. 글로벌 4위이자 미국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항공(172억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델타항공의 주가이익비율(PER)은 6.33배다. 월가에서 델타항공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22명이다. 이 중 21명(95.5%)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60달러로 11일(현지시간) 종가(49.29달러) 대비 21.7% 높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