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곡물 가격이 올라 식료품 업체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 증권가에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쉽기 때문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내고 "기후 변화에 따라 곡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발생했던 엘니뇨가 끝나고, 하반기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라니냐는 유가, 곡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가격 전가가 용이한 기업에 선별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니냐는 동남아시아와 호주의 홍수, 북미의 강추위, 남미의 가뭄을 촉발한다. 주요 경작지의 작황이 나빠져 곡물 가격이 오른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라니냐 기간 옥수수 가격은 34.5% 올랐다. 그 외 대두(22.4%), 소맥(27.5%), 원당(23.5%), 커피(22.3%), 코코아(12.7%)도 일제히 상승했다.
조 연구원은 "현재 기후 변화를 고려하면 곡물 가격은 올해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식료품 업체가 매입한 곡물을 약 6개월 후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업체의 원가 부담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중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곡물 가격 상승은 음식료 기업에게 가격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하나, 단기적으론 매출총이익률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국내보단 가격 전이가 용이한 업체,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주목한다"고 했다. 그는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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