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소지가 잦았던 대리운전의 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대리운전 중 사고 발생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다수 사고 이력이 있는 운전자(예. 3년간 3회 이상 사고 또는 직전년도 2회 이상)의 대리운전 자동차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생업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에 지난해부터는 '대리운전자보험'의 보상범위와 한도도 확대됐다.
대리운전기사가 대리운전자보험을 통해 사고위험을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리운전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을 '꿀팁'이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이하 '한블리')에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한블리'에서는 차주가 대리기사를 호출하고, 곧이어 도착한 대리기사가 탑승하자마자 차주에게 결제 문자가 온 황당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가 공개됐다.
일반인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차주는 확인을 위해 대리기사에게 "출발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한다. 이때 대리기사가 갑자기 고성과 함께 욕설을 이어가는 모습이 당황스러움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대리운전 이용 시 결제가 된 순간부터 보험이 만료돼, 결제 이후 대리기사가 운행 중 사고 발생 시 배상 책임은 전적으로 차주의 몫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차주는 대리운전 이용 시 출발 전 결제 완료 문자를 받자 "대리업체 회사 번호 아느냐"며 "보험 다시 넣어달라고 하라. 완료 눌러서 보험처리가 안 되잖아요"라고 항의한다.
그러자 대리운전 기사는 "제가 실수로 눌렀다고 하면 해주지 안 해주겠냐. 갑갑하다"며 "갈 거냐 안 갈 거냐"고 분통을 터트린다. 차주가 "안 간다"고 하자 "XX놈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알고보니 대리운전 기사가 주행 완료를 누르면 사고가 발생 시 보험적용이 불가하다는 약관이 있었다. 전직 대리기사라 해당 사항을 알고 있었던 차주는 "고객센터에 실수로 완료 눌렀으니 다시 보험 넣어달라고 하면 재운행으로 보험 적용이 된다"고 설명했다. 차주는 "바로 대리업체 사무실에 전화해서 이 대리기사 영구정지 시켜야 한다고 말했고 증거 동영상을 보내줬다. 해당 기사가 페널티를 받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대리운전 기사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차주는 "출발지에서 우리 집이 5분 거리였다. 완료 누르고 다른 콜을 빨리 잡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고 추정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대리운전 보험이 종료된 상태에서 사고가 났는데 만약 사망사고면 5억이 들 수도 있고 10억이 들 수도 있다. 사고에 대해 대리운전 기사와 차주가 공동 부담을 해야 하는데 보험처리가 안 되면 차주 혼자 10억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리운전자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해 상대방이 다쳤을 때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에 따라 차주도 함께 책임을 부담하므로 차주의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으로 보상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다치지 않고 상대방 차량만 손해를 입었을 때는 자배법이 적용되지 않아 차주는 책임이 없고, 대리운전자나 대리운전업체가 그 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