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려다 돌연사…달리기 운동, 심장에 '독' 될 수도" [건강!톡]

입력 2024-06-13 10:07   수정 2024-06-13 10:31


마라톤 같은 고강도 달리기가 40~60대 중년층 심장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령층은 심한 달리기 운동을 하면 심장 돌연사를 일으키는 운동유발성고혈압 위험이 높아졌다.

삼성서울병원은 박경민 순환기내과 교수가 김영주 성신여대 운동재활복지학과 교수팀과 함께 운동부하고혈압 관련 논문 24개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달리기는 심폐지구력을 높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 분석 결과 40~60세 성인이 과도하게 달리기 운동을 하면 운동유발성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졌다.

운동유발성고혈압이 있으면 평소엔 혈압이 정상이지만 운동을 하면 올라간다. 남성은 수축기 혈압이 210mmHg, 여성은 190mmHg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들을 분석해 중년 남성의 운동유발성고혈압 유병률이 40%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체 연령대에선 3~4%로 높지 않았다. 마라톤을 즐기는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56%가 운동유발성고혈압에 해당했다.

운동유발성고혈압은 심근경색 원인 중 하나인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속도를 높인다. 심방확장, 심근비대 등으로 치명적인 부정맥이 생기기도 한다.

연구팀이 분석한 한 논문에 따르면 중년층의 죽상동맥경화증 유병률이 22.2%이었는데 마라톤 등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선수는 44.3%까지 높아졌다.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심방세동 부정맥 위험이 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40세가 넘어가면 마라톤을 즐기기 전에 신체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경민 교수는 "심장의 능력을 측정하는 운동부하검사, 심장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작해야 오래, 건강히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 경우라면 성인은 하루 20~60분, 일주일에 3~5회, 최대 산소소비량(VO2 Max) 40~80%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마라톤을 한다면 1년에 한 번은 운동 혈압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심장CT 검사로 관상동맥석회화가 진행되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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