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10곳이나 돌았어요"…'품절 대란' 벌어진 간식 정체

입력 2024-06-13 22:00   수정 2024-06-13 22:56


"아이가 요즘 핫한(인기 많은)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를 먹고 싶다고 졸라서 구입을 위해 편의점을 열곳이나 돌았어요. 마지막 점포에서 겨우 샀습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른바 구입 인증글의 내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새콤한 시럽이 든 동그란 모양의 젤리를 동결건조한 형태의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먹방'(먹는 방송)용 콘텐츠로 자주 등장하면서 '품절 대란 아이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현재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의 국내 판매처는 편의점 GS25, 대형마트 이마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SSG닷컴 등이다. GS25는 지난 3월 말 이 젤리를 차별화 상품으로 내놓고 편의점 업계 단독으로 판매 중이다. 이마트의 경우 일부 점포에서 판매 중이고, SSG닷컴이 이마트 상품을 위탁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이 동결건조 음식 특유의 바삭한 식감과 재미있는 모양으로 입소문을 탄 덕에 전국 곳곳 GS25 매장에서는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 판매 호조와 품절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GS25에 따르면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는 출시 두 달 만인 지난달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했다. 이는 편의점 내 젤리 카테고리 역사상 최단기간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GS25 전체 젤리 카테고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통 강자인 하리보의 젤리 상품군을 제치고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가 매출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GS25는 '동결건조 수박모양 젤리'를 지난달 말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동결건조 지구모양 젤리와 수박모양 젤리의 누적 판매율은 각각 95%, 93%에 달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래 과일, 야채 등의 보존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동결건조 기술을 볼 젤리에 적용해 수분 없이 바삭바삭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기존 젤리는 전 연령대 고루 매출 비중이 퍼져있는 반면, 이 젤리는 10대 사이 '인기 아이템', '품절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와 점주들이 모인 카페, SNS 등에는 동결건조 젤리 상품 발주 관련 글이 꾸준하게 올라온다. 'CU나 세븐일레븐에서도 판매했으면 좋겠다', '발주 수량을 더 풀어달라' 등의 게시글이다. 이런 분위기 속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웃돈 붙은 가격에 동결건조 젤리 시리즈를 되파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에서 활동하는 개인 판매업자들도 기존 판매가인 1000원보다 1.5배에서 많게는 4배가량 비싼 가격에 팔고 있다.

재미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와 트렌드에 민감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명 유튜버나 인스타그래머들이 '요즘 핫한 젤리' 등 제목으로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영상을 잇달아 올린 게 화제가 돼 유행에 불이 붙었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듣는 잘파세대 사이에서 바삭한 소리를 담은 ASMR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지구젤리의 바삭바삭한 식감이 영상 콘텐츠에 활용되며 이목을 사로잡았다"며 "기존 젤리 제품과 다른 식감과 비주얼로 고객 흥미를 자극하고 재미를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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