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땅치고 후회하겠네"…팔아치웠더니 2배 뛴 '이 주식'

입력 2024-06-13 17:18   수정 2024-06-13 17:3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주가가 올해 70% 급등했다. 워런 버핏이 이 회사 주식을 전량 처분한 지난해 1분기 말과 비교하면 2배가량 뛴 것이다.

13일 대만거래소에 따르면 TSMC는 1.49% 상승한 919대만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55% 뛰었다. 대만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23조8300만대만달러(약 978조원)에 육박한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된 TSMC는 전날 4.39% 상승했다. 지난 6개월간 70% 폭등했다. 시총은 8972억달러(약 1232조원)로 삼성전자 시총(약 471조원)의 2배가 넘는다.


TSMC는 고객사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로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이 있다.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과 맥북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이 회사가 제조한다. 엔비디아의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역시 TSMC가 만든다.

매출 비중 1, 2위 애플과 엔비디아의 주문이 급증하면서 최근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TSMC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5926억4400만대만달러(약 25조4000억원), 순이익은 8.9% 늘어난 2255억대만달러(약 9조5837억원)를 거뒀다. 지난 4월 대만 강진 당시 생산시설 일부 피해를 입었으나 이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TSM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월간 실적 발표자료를 통해 올해 5월 매출이 2296억2000만대만달러(약 9조724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30.1% 증가했다. 회사 측은 "첨단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점유율 격차를 늘리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전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61.2%에서 올 1분기 61.7%로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3%에서 11%로 소폭 떨어졌다.

TSMC는 투자의 천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단타(단기투자)'로 투자한 종목이기도 하다. 버핏은 2022년 3분기 41억달러(약 5조4700억원) 규모의 TSMC 주식 6006만880주를 매수했다. 당시 버크셔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10위에 올랐다. 이후 버핏은 그 다음 분기(2022년 4분기)에 86%가량을 매도하고 지난해 1분기 TSMC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장투 대명사' 버핏이 단기간 한 종목을 사고 판 것은 매우 보기 드문 행보다. 당시 버핏은 "TSMC는 엄청난 기업"이라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긴장 고조를 이유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TSMC가 AI 열풍 수혜주로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TSMC의 목표주가를 1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플 AI 서비스 출시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2024년~2026년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3% 올려잡았다. 브래드 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애플은 TSMC의 매출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AI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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