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과자 없어서 못 판다"…앞다퉈 공장 늘리는 식품社

입력 2024-06-13 18:01   수정 2024-06-21 19:36

주요 식품업체가 올해 들어 국내외 생산라인 신·증설, 물류센터 건립 등 신규 투자 계획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라면 등 K푸드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공급량이 달려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자 부랴부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 것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027년 10월까지 2290억원을 투입해 울산 삼남물류단지에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수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동남권 물류 처리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동남권에서 부산과 구미에 공장을 뒀다.

농심은 물류센터와 별개로 17년 만의 국내 신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앞서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지난 3월 “현재 수출이 좋기 때문에 경기 평택이나 부산 등 기존에 확보한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1공장이 완공된 지 불과 2년 만인 올 3월부터 밀양2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이달 초엔 밀양2공장의 생산라인을 5개에서 6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히트 상품인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지속되자 생산량을 애초 계획보다 올려 잡은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라면 수출은 올해 1~5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주가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과업계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생산라인 신·증설 열기가 뜨겁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7월부터 2205억원을 들여 평택공장과 중앙물류센터 증설에 나선다. 인도에서는 현지법인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를 현지 생산하기 위해 330억원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인도 내 빙과류 자회사인 하브모어에는 새로운 빙과 생산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오리온은 충북 진천에 생산 공장, 포장재 공장, 물류센터를 한곳에 모은 통합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중국 선양에서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감자 플레이크 공장을 짓고 있다. 두 개 공장이 있는 베트남에서는 하노이 3공장 신축을 위한 부지 매입과 설계를 마쳤다. 4공장 부지도 하노이에 확보했다.

김치와 두부 등 전통 식품 분야에서도 신규 투자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대상은 자회사를 통해 이달 초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신규 공장을 한 개 동씩 증설했다. 300억원을 투입한 이번 증설을 계기로 베트남 내 김치와 김, 간편식 등의 생산능력이 대폭 확충됐다. 간장, 된장 등 장류와 가정간편식을 주로 생산하는 샘표식품은 올 4월 충청북도·제천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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