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는 외국인 근로자의 정착을 돕는 도내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를 확대 설치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기존 센터를 운영 중인 창원·김해·양산을 제외한 도내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오는 7월 1일까지 사업을 공모해 하반기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를 추가로 짓는다.
경남 지역에는 3월 기준 9만3606명의 등록외국인이 체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4만8801명이 산업인력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조선업과 항공산업 등 도내 주력 산업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지원도 절실해졌다.
공모에 선정되면 해당 시·군에 센터를 설치하고 3년간 최대 총 4억원을 투입한다. 지역 외국인 근로자에게 주거 지원과 비자 전환, 산업인력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도는 또 외국인 상담 수요가 많은 창원·김해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에 상담 인력을 보강하고 사업비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2명 이내의 현지 출신 상담사를 추가로 채용하고, 방문 상담이 어려운 사업장과 농어업 사업장에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추진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역특화 사업도 발굴해 외국인 근로자의 지역 정착을 도울 방침이다.
도내에 운영 중인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는 지난 3~5월에만 일상 고충, 사업장 내 갈등 등 1만 건이 넘는 상담을 처리했다. 국적별 상담 건수는 베트남 30.6%, 필리핀 17.1%, 캄보디아 16.2% 등의 순이었다. 인력이 보강되면 서비스 질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거주비자(F-2계열)를 발급해 주는 지역특화형 비자사업도 올해부터 인구소멸지역 11개 시·군으로 전면 확대한다. 경상남도는 생활인구 개념을 적용해 인구소멸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취업은 인근 지역까지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3월부터 신청받은 지역특화형 비자는 사업 시작 두 달 만에 정원의 60%를 채우는 등 외국인 근로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경기 지역 등 수도권에서 학교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경남에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남은 농·어업뿐 아니라 주력 산업인 조선·항공·기계·자동차 등 제조업 등 산업 분야 미충원 인원이 4500여 명에 달하는 등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이민사회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주언 경남도의원(국민의힘·거창1)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국인 인력의 정착 및 활용을 위한 이민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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