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립대에서 이공계 학부를 중심으로 '여성 할당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4~5월 전국 국립대 86곳 중 여대 등을 제외한 80곳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한 학교 79곳 중 12곳은 이미 별도 여학생 정원을 정해놓는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고, 제도 도입을 결정한 학교도 17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개 대학이 여성 할당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응답한 79곳 중 41.3%인 33곳이 여성할당제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에 긍정적인 셈이다. 이 제도가 적용된 학부는 주로 이공계 학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 방식은 필기시험 점수에 의한 일반 선발은 없고 학교장 추천, 학생부 종합전형 등 한국으로 치면 수시 전형이다.
제도 확산 배경으로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낮은 일본의 여성 이공계 대학생 비율과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을 우려하는 산업계의 요구 등이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의 이공계 학부 진학자 중 여성 비율은 약 7%로, 비교 대상 36개국 중 최하위다.
다만 이 제도를 둘러싸고 남성 차별이라는 공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실제 규슈대는 2010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가 남성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자 이듬해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 응하지 않은 도쿄대는 지난 3월 기자회견 때 여성할당제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학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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