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 대학 교수부터 개원의까지 의료계 전반에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고, 하루 뒤인 오는 18일에는 의협이 전면 휴진과 함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교수들 상당수가 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보면서도 '진료가 완전히 멈추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는 '당장 서울대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외면하지는 않겠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한 진료는 물론이고 응급실과 중환자실, 신장투석실, 분만 진료 등도 유지한다.
비대위는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비대위에 진료 예약 변경을 요청하는 교수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두 곳에서 200여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앞서 비대위가 서울대병원 교수 1475명을 대상으로 '전체 휴진에 참여하겠느냐'를 설문한 결과, 응답자 801명 중 549명이 참여하겠다고 했다. 응답자 801명 중 68.5%로, 전체 교수 1475명 중에서는 37.2% 정도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돌입과 함께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주도하는 휴진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이 일제히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861명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해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7만800명이 참여했다. 투표한 7만800명 중 90.6%(6만4139명)가 의협의 투쟁을 지지했고, 73.5%(5만2015명)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의료계 안팎에선 실질적인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먼저 의료계 안에서 의협의 전면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의협의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의협을 지지하며 총궐기대회에 참가하겠다면서도,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진료는 이어가기로 했다. 응급의학회는 교대로 돌아가는 근무 특성상 남아있는 인력이 응급실을 지키겠다고 했고, 마취과 의사들 역시 응급·중증 환자 등 수술에 필요한 마취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했다.
의협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정부가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계한 휴진 신고율도 높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8일 당일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은 총 1463곳으로, 전체 3만6371곳의 4.02%에 불과했다.
개원가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들의 실제 참여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각 병원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사유로 휴진을 신청하는 건 결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다. 서울대병원은 김영태 병원장이 나서서 집단휴진을 불허한 뒤 내부에서 진료 예약 변경 등 업무 협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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