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개인이 은행에서 받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소득 수준에 따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줄어든다.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을 때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 한도가 축소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지난 2월 도입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7월부터 확대 적용되면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다음달 1일부터 새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된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제도로,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제도의 핵심은 은행들이 개인의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의 반영 비율이 기존 25%에서 50%로 상승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금리 반영 비율이 높아질수록 개인의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든다. 내년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돼 스트레스 금리의 반영 비율이 100%로 오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대출 한도는 대출받는 시기뿐만 아니라 대출 유형에 따라서도 다르게 책정된다. 변동금리형 주담대는 시간이 갈수록 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고정금리형 주담대는 대출 한도가 조금씩 축소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고정금리형 주담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 유형으로 받으면 이달 말까진 최대 3억77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올 하반기엔 대출 한도가 3억5700만원으로 2000만원 줄어든다. 금리가 동일하다면 내년엔 대출 한도가 3억2300만원으로 감소한다. 1년 만에 변동금리형 주담대 한도가 5400만원 줄어든다.
반면 5년 동안 금리가 유지된 이후 변동금리 유형으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담대를 선택하면 A씨가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는 이달 3억8500만원에서 올 하반기 3억7300만원으로 1200만원 줄어든다. 내년 이후로는 최대 3억5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만약 5년마다 금리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주기형 주담대를 선택하면 A씨의 주담대 한도는 이달 3억9200만원에서 올 하반기 3억8500만원으로 700만원 줄어드는 데 그친다. 내년엔 3억73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1년간 대출 한도가 1900만원만 감소하는 셈이다. 주담대를 더 받으려면 주기형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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