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의사들도 비판…"벼랑 끝 환자 등 떠미는 행위"

입력 2024-06-17 11:51   수정 2024-06-17 12:07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17일 성명을 내고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과 의료공백 상황에 대해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인의협은 "일부 의대 교수들이 정부와 전공의 간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의사 증원 반대 투쟁에 앞장서는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에 반대함을 분명히 한다"며 "시민들이 의대 교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전공의 지키기나 진료 중단이 아니라, 심각한 의료공백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의 휴진이 장차 의사와 환자 및 시민 간의 신뢰 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강남센터 등에서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집단 휴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대학교수 단체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인의협은 "의협은 지금까지 의사 증원은 1명도 안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상황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대안 없이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와 원점 재논의를 다시 요구하며 벌이는 집단휴진 역시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만 더 크게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4개월째를 맞고 있는 의료공백으로 응급 의료 사각지대는 점점 더 커지는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암 환자와 중증 환자의 진단·진료 지연, 응급실 뺑뺑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의료대란은 없다'는 말만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의협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적 2000명 의사 증원 방안에 반대한다"며 "공공적인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의사들의 공공적인 양성, 지역의사제와 공공의사제 도입 등 정부의 적극적인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의사 인력 정책 결정 권한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라며 "의료개혁특위를 해체하고 시민사회,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를 주체로 포괄하는 논의기구를 통해 진정한 의료개혁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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