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솔리스트로 모국을 찾는다.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 중 ‘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로베르트 슈만 ‘3개의 로망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등을 들려준다.
이지윤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바그너, 슈만, 슈트라우스, 브람스는 독일에 살면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삶에 깊이 파고들어본 작곡가”라며 “내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이들 음악가의 언어를 한국 청중에게 선명하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악단 공연만으로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에게 솔리스트 활동에 열정을 보이는 이유를 묻자 이런 답을 들려줬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주의예요.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활동을 겸할 수 있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주어진 기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연주자에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윤은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3), 윈저 페스티벌 국제 콩쿠르(2014), 카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6)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탁월한 독주 실력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랬던 그가 유럽 명문 악단 악장 자리에 앉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유럽에서 공부하면서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공연을 자주 접했는데, 그 경험이 하나둘 쌓이면서 합주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그때의 선택에 만족합니다. 솔리스트로만 활동했다면 이토록 넓고 깊은 음악 세계가 있다는 것을 평생 모르고 살지 않았을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