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우리 정부 및 기업들에 다음 세 가지 대응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국제표준에 맞는 ESG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SG를 단순히 규제로 바라보지 말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각 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낸다면,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 방안으로 ISO 14001(환경경영시스템) 및 ISO 26000(사회적 책임)과 같은 국제표준을 준수함으로써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ISO 26000은 국제표준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실행 지침으로 활용되는 만큼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ESG 기준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ESG 관련 교육, 협업, 지식 공유가 필요하다. ESG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노력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ESG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세아베스틸은 좋은 협력 사례다. 세아베스틸은 EU CBAM 대응을 위해 한국표준협회의 검증을 통해 탄소 배출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를 EU집행위원회에 통보한 바 있다. 새로운 지식의 전파도 중요하다. 한국표준협회는 국제가치영향재단(IFVI)과 협력해 환경, 인권, 노동 이슈를 통합하기 위한 가치 평가 방법론과 사례를 연구하고 이를 국내에 확산하고 있다.
셋째, 정부 차원의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및 연구 개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대응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산업부는 EU의 CBAM 도입이 제기된 초기부터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안덕근 장관이 직접 통상교섭본부장 시절부터 우리 업계의 입장을 EU 측에 지속 전달해온 바 있다. 그 결과 우리 입장이 최종 법안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풍랑은 좋은 선장을 만든다’는 로마 격언이 있다. EU의 CBAM과 CSDDD 등의 규제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지만, 이를 기회 삼아 ESG 경영을 강화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국가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제조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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