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손실 턴 은행, 2분기 '실적 반등'

입력 2024-06-17 18:16   수정 2024-06-18 00:36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발목이 잡혔던 은행권이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밀린 가운데 가계·기업대출이 늘어나면서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정책 및 연체율 관리가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4조2813억원)보다 5.2%(2228억원) 증가한 수치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이 홍콩 ELS 자율배상 비용 1조3234억원을 충당부채로 실적에 반영한 1분기(4조2286억원)에 비해선 6.5%(2755억원) 늘었다.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8조7327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작년 상반기(9조1939억원)보다 5.0%(4612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회성 비용인 홍콩 ELS 충당부채를 제외할 경우 4대 금융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10조561억원으로 작년 실적을 웃돈다.

2분기 실적 개선은 대출 증가세가 주도했다. 지난 4~5월 은행 대출 순증액은 29조8000억원으로 1분기 순증액(28조6000억원)을 두 달 만에 넘어섰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5월 은행 가계대출 순증액 6조원 가운데 95%인 5조7000억원을 주담대가 차지했다.

2분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리딩 금융’ 타이틀은 KB금융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1조491억원)보다 38.0%(3997억원) 증가한 1조4488억원으로 추산된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이 1분기 홍콩 ELS 충당부채를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8620억원 적립한 탓에 신한금융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1분기(1조3215억원)에 비해 1.8%(242억원) 줄어든 1조2973억원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은 홍콩 H지수 상승에 따른 ELS 자율배상 비용 감소도 기대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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