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연습생' 비자 발급…외국인 장기체류 유치

입력 2024-06-17 18:11   수정 2024-06-18 01:17

정부가 K팝 연습생 등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K-컬처 연수비자’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해외 워케이션(일+휴가 병행)족을 유치하기 위해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도 검토한다. 국내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여행객을 확대하고,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관광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포석이다.

정부는 1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외국인 방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하고, 관광수입 3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여행·관광업계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K팝 그룹으로 데뷔하거나 드라마·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전문적인 연수 활동을 희망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연내 K-컬처 연수비자를 시행한다. 현재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예술흥행(E-6) 비자가 있지만, 기획사와 정식 계약을 맺어야 하는 등 지망생 입장에선 절차가 까다롭다. 정부는 이들이 오랜 기간 수월하게 국내에 머무르며 관련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 도입도 검토한다. 정부는 해외 기업에서 일하는 고소득 외국인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1년간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 해당 비자를 시범 운영 중이다. 워케이션 관광객 유치가 지역 인구 감소 해법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연계해 비자 요건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방한 외국인의 장기 체류 활성화 방안은 방한 외국인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당국의 대응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87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0%까지 회복하는 등 양적인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관광수입은 회복이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단기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입국 간소화 절차도 마련했다. 비자심사 인력, 비자신청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 방한 관광수요가 높아진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객의 경우 비자 발급에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 일이 발생하며 생긴 불만에 대응하는 조치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부산~자카르타, 청주~발리 노선을 신설하는 등 동남아 관광객의 여행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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