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엠플러스 대표(사진)는 17일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회사가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우리는 2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정통파”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삼성SDI에 근무할 당시 리튬이온 배터리 국산화를 이뤄낸 인물 중 한 명이다. 함께 근무한 동료들과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인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제작을 위한 초음파 스크라이빙 장비를 국산화하겠다고 결심한 뒤 2003년 엠플러스를 창업했다.
엠플러스는 2차전지 조립 공정 전체를 일괄 도입(턴키)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회사다. 김 대표는 “공정 전체를 턴키로 공급하면 장비별로 발생할 수 있는 규격 조정 문제를 해소하고 공정 간 물류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안에 들어가는 양극판·음극판을 안정적으로 빠르게 쌓는 장비 기술력도 엠플러스의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배터리 하나를 만들 때 빠르게 배터리 셀에 맞는 양극판과 음극판을 노칭 가공(전극 공정을 마친 극판에서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는 공정)해야 하는데 분당 300장까지 할 수 있어 배터리 제조 업체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 여파로 세계 배터리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지만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2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 이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생산장비로 사업 영역을 넓혀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이다. 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김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공정 장비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뒀다”며 “올해 하반기 미국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에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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