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24년 만에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다. 같은 날 한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차관급 인사가 서울에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평양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는 동안 서울에서는 한·중이 견제에 나서는 모양새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외교부와 국방부는 18일 서울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우리 측에선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이, 중국 측에선 쑨웨이둥 외교부 차관이 각국 수석대표로 나선다. 국방부에서는 국장급인 이승범 국제정책관이, 중국 측에서는 장바오췬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한다. 이번 대화에선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북핵 위협,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등 한반도 문제와 국제 정세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달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 합의를 거쳐 성사됐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인 이 대화는 2013년과 2015년 한 차례씩 열렸다. 이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며 한동안 개최되지 않았다. 9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화는 참석 인사가 기존 국장급에서 차관급으로 한 단계 격상됐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한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방북이 예정된 시기에 한·중이 외교안보대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일 자체가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견제구’를 던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북·중·러 3자 구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어떤 구체적 합의가 이뤄질지 두고 봐야겠지만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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