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기간은 6월 26일부터 7월 23일까지”라며 “다음달 23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결선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24일과 25일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더 많은 후보가 도전할 수 있도록 전당대회 기탁금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당 대표 후보는 기탁금이 기존 9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최고위원 후보의 기탁금 역시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내려갔다. 만 45세 미만 청년은 1000만원만 내면 된다.
전당대회 문턱을 낮췄지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면서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할 수 있어서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대표 선호도(오차 범위 95%, 신뢰 수준 ±3.1%포인트)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 59%가 한 전 위원장을 택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11%)과 나경원 의원(10%), 안철수 의원(7%)이 뒤를 이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전당대회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들에 집중하겠다”며 “눈앞의 정치 쟁투, 당권 투쟁, 권력의 사유화는 저 안철수의 정치적 소명이 아니다”고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의 당 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우리 당은 너무도 태평하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가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고, 결연해져야 하겠다”는 글을 올려 전당대회 출마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당내 지지 모임 ‘나경원 특보단(특별보좌단)’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중 안 의원과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의원은 한국경제신문에 “나와 안 의원은 정책 동지”라며 “같은 방향을 바라고 같은 길을 걸어간다”고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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