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지난 17일 보고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생성형 AI 업무 활용 현황과 시사점'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 2~3월 한국을 비롯해 호주·중국·인도·일본·싱가포르·대만·뉴질랜드·동남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 등 총 13개국 대학생 2903명과 기업 직원 904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응답자들은 생성형 AI 활용으로 1주 근로시간을 약 6.3시간 감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18~24세의 근로자가 중장년층보다 생성형 AI를 약 2배 더 활용했다. 보고서는 "젊은 나이와 초기 디지털 기술에 대한 노출이 생성형 AI 활용의 주요 동력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대학생들의 경우 근로자보다 약 30% 더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대학생 응답자 가운데 80%는 생성형 AI를 학습에 활용하고 있었다.
생성형 AI 활용을 선도하는 곳은 개발도상국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생성형 AI 사용자 비율을 보면 인도가 87%로 가장 많았다. 동남아가 76%로 뒤를 이었고 대만·싱가포르·중국이 각각 72%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 68%, 뉴질랜드 56%, 호주 54% 순이었다.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67%)보다 낮은 39%에 머물렀다.
생성형 AI 적극 대응 사용자 비율은 인도가 마찬가지로 7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동남아는 각각 71%, 61%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50%, 대만은 46%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평균(49%)보다 낮은 39%에 그쳤다. 이어 뉴질랜드 32%, 호주 31%, 일본 26% 순이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이 생성형AI 도입·활용에 있어 선진국보다 앞서가는 현상으로 인해 전통적인 국가별 ‘기술 계급’ 체계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발도상국은 생성형 AI 도입 측면에서 앞서가면서 더 이상 노동 비용 절감을 위한 기지가 아닌, 높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인간 역량 개발 분야의 선도국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디지털 인프라, 규제 환경, 고숙련 인력 등의 요인도 생성형 AI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세일즈포스가 해당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측정한 '아시아·태평양 AI 준비도 지수'를 보면 싱가포르가 100점 중 70.1점으로 가장 높았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59.8점, 59.7점을 기록했고 한국은 59.2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호주 59.2점, 뉴질랜드 54.6점, 인도 49.8점 순으로 조사됐다. 동남아는 평균 40.5점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은 생성형 AI 확산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직장을 생성형 AI 활용 성숙도에 따라 분류하도록 요청하자 25%만이 재직 중인 기업을 '혁신자 또는 초기 수용자'로 간주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기업 75%는 생성형 AI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조명수 한국 딜로이트 그룹 디지털 경영관리 서비스 리더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직장인과 학생들은 업무와 학습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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