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경제나 경기에 대한 전망은 종종 바뀐다. 지난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 전망에선 1%포인트 넘게 성장률이 조정된 국가가 두 곳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월 당시 올해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달엔 -0.2%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르헨티나는 -2.3%에서 -3.3%로 역성장 폭이 1%포인트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선진국 중에선 일본의 GDP 전망치가 1.0%에서 0.5%로 반 토막 났다. 튀르키예는 2.9%에서 3.4%로 0.5%포인트 상향됐다.
OECD와 IMF는 각국의 상황 변화를 감안해 3개월마다 수정 전망치를 발표하는데,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각국 경제가 더 나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여부다. 국제기구의 예측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일은 드물다.
OECD가 한국의 경제 전망치를 2.2%에서 2.6%로 0.4%포인트 올렸을 때 반응도 그랬다. 정부는 전망치가 상향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OECD 전망이 달라진 것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조건 변화에 따라 전망치가 시시각각 바뀌는 ‘GDP 나우’ 모델을 쓰고 있다. 이 모델이 내놓은 2분기 성장률 전망은 5월 미국 노동부 고용지표 발표 전에는 2.6%(연율)였지만 발표 후 3.1%로 높아졌다.
이런 모습은 2021년 기획재정부가 세입 전망에 실패한 때와 대조적이다. 세입 전망 실패로 60조원이 넘는 초과 세수가 발생하자 기재부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당시 기자실을 찾은 것은 담당 과장인 조세분석과장뿐이었다. 홍남기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물론 직속상관인 세제실장과 담당 국장도 없었다.
경제 전망은 미지의 영역이다. 과거 정보들로 미래를 예측한다. 결과가 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을 때 책임 있게 소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한은은 오는 8월부터 분기별 전망치를 발표한다. 전망이 더 세세하게 나오면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설명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 총재가 이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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