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작가] 개념미술 듀오, 로와정

입력 2024-06-18 18:37   수정 2024-06-19 09:48



개념미술은 어렵다.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미술이기에 제대로 감상하려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야 한다. 보기 좋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서 회화나 조각에 비하면 잘 팔리지 않는다.

로와정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개념미술가 그룹이다. 1981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이들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왔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물건이나 고민을 작품에 잘 녹여낸다는 게 미술계 평가다.





서울 학고재갤러리에 전시 중인 이들의 작품 19점이 단적인 예다. 관객을 처음으로 맞는 설치작품은 ‘2184’. 미래의 달력을 통해 역법(그레고리력)의 오차를 보여줘 ‘시간과 날짜라는 개념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지구의 소금’도 인상적이다. 소금을 흩뿌리면서 동시에 그 소금을 쓸어모으는 빗자루를 설치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어떤 일의 결과와 과정을 서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뜻을 표현했다. 전시는 7월 6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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